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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선택, 자녀의 미래가 달라진다.
대학 전공 선택 꼭 STEM이어야 하나?
등록일 2018-12-20 조회수 193408
STEM 전공자가 꼭 연봉 높은 것은 아니다.
적성 안맞는 데 이공계 선택 하는 것 옳지 않아
레귤러 원서를 한참 쓰고 있는 12학년들... 이제 대학 입시가 목전에 다가온 11학년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어떤 대학에 지원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을 하면서도 전공 선택을 놓고 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전공은 평생의 직업, 일과 관련된 것으로 결혼만큼 중요하다. 전공 선택을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평생의 삶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학생들이 평소 관심 있는 전공을 선택해 대학에 진학을 했으나 전공을 시작해 보니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을 깨닫고 뒤늦게 전공을 바꾼다.
미국 대학은 한국 대학과 달리 2학년 때 전공을 정한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을 할 때 일단 전공을 정하고 들어간다. 물론 중간에 전공을 바꿀 수 있다. 미연방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30%의 학생들이 입학 후 최소한 한 번 이상 전공을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학생의 전공 선택은 누가 조언을 하나? 통계를 보면 가족이나 친구에게 조언을 구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고교 카운슬러나 대학 어드바이저에게 조언을 구하는 비율은 40%가 넘지 않았다. 학생들은 이렇게 대부분 비전문가에게 진로 조언을 듣는다. 잘못된 편견과 오해를 바탕으로 전공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뉴욕타임스는 2017년 11월 3일자에 "Six Myths About Choosing a College Major"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필자는 오늘부터 뉴욕타임즈 기사를 바탕으로 시리즈로 전공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본다.
▶STEM 전공은 연봉이 매우 높다?
STEM은 과학(S), 기술(T), 공학(E), 수학(M)의 줄임말이다. 이미 스템에 대해서는 많은 학부모들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자녀들의 전공을 스템으로 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학생들도 덩달아서 STEM 전공을 선택하지 않으면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화학공학이나 전기공학, 컴퓨터 사이언스를 한 사람들의 연봉이 인문학, 철학, 심리학을 전공한 사람들의 연봉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단순하게 연봉이 높다는 것만으로 관심과 재능이 없는 분야에서 일을 하는 것은 고통이다.
필자는 대학에서 약학을 전공하고 약사 자격을 취득한 한 학부모를 만났다. 그녀는 아버지의 요구에 따라 전혀 관심이 없는 약학대학에 들어갔고 그럭저럭 공부를 해서 약사 자격까지 취득을 했으나 약사로서 활동한 기간은 몇 년이 안 된다고 했다. 정말 약사가 하기 싫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자녀의 학비 때문에 몇 년간 관리 약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심이 없거나 하기 싫은 전공을 하는 것은 고통이다. 전공을 잘 하고 또 재미있어야 한다. 보람도 있어야 한다. 뉴욕 타임스는 템플 대학의 더글러스 웨버 교수의 말을 인용해 꼭 스템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평생의 봉급을 기준으로 한다면, 영어 전공자의 상위 25%가 화학공학 전공자의 하위 25%에 비해 봉급이 더 많다"
뉴욕타임스는 중간 평생 연봉을 기준으로 했을 때 영어나 역사를 전공한 인문학도의 연봉이 비즈니스 전공자나 스템 전공자보다 낮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전공자의 연봉은 중간 평생 연봉을 기준으로 했을 때 276만 달러였고, 영어 전공자의 상위 60%는 평생 동안 276만 달러를 벌었다. 역사학 전공자는 264만 달러를 벌었다.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적성에도 안 맞는데 굳이 STEM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 미래에는 다양한 직업들이 열린다. 새로운 시대에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직업들이 생길 것이다. 그것을 찾으면 된다.
필자도 가급적 STEM을 하라고 강조를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STEM을 할 수는 없다. 나에게 맞는 전공을 찾아 행복하게 일하는 것이 가장 좋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